인터뷰

많은 창작자들의 덕후가 전하는 #내옆엔항상뉴스레터가

2022-04-17


#내옆엔항상뉴스레터가에서는, 1주년을 맞이한 헤이버니를 찾아준 크리에이터들의 ‘뉴스레터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예요.

직접 발행하고 있는 뉴스레터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즐겨 보는 구독자 입장에서 전하는 헤이버니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답니다.

그 누구보다 뉴스레터와 가까이 지내고 있을! #내옆엔항상뉴스레터가 세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콘텐츠 로그'의 해인님이에요.


안녕하세요,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고 있는 서해인입니다

5년간 마케팅 에이전시 및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해왔고, 2020년부터 프리랜서 에디터로 지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많은 창작자의 덕후이고요. 20세기에서 21세기로 건너올 즈음부터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자란 30대 여성입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할 때 인구통계학적 구분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가용할 수있는 에너지가 한정된 사람으로서, 동년배가 관심 있는 것에 저 역시 관심을 두게 된다는 걸 함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콘텐츠로그>는 대중문화를 경계 없이 소비한 기록을 담은 뉴스레터예요
늘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저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관계를 맺으며 자랐는데요. 프리챌, 다음 카페, 싸이월드, 티스토리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거쳤고, 그중 일부에는 여전히 걸쳐 있어요. 뉴스레터 역시 온라인 플랫폼 생애주기 중 자연스레 만나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에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고 나서, 이듬해 회사에서도 뉴스레터 담당자로 근무했었는데요. 개인 발행인으로서든 회사 담당자로서든, 다양한 모수의 구독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주기적으로 발행했던 경험이 모두 좋았어요.

<콘텐츠 로그>에는 책, 영화, 드라마, 팟캐스트, 유튜브 등 특정 포맷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하게 감상한 것들을 담고 있어요. 지난 10일 동안 본 것들을 모으고,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 두 가지를 골라 집중적으로 소개한 뒤, 다음 10일 동안 보고 싶은 것들을 소개합니다.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제 취향을 이전보다 더욱 잘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나의 취향만 안전하게 디깅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뭐가 되었든, 각종 분야에서 끊임없이 공개되는 새로운 콘텐츠들을 건강한 몸과 너른 마음으로 맞이하려는 편입니다.


주어진 시간은 대부분 뉴스레터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데 사용해요
하루에 콘텐츠를 몇 시간씩 봐야지, 라는 목표나 루틴 같은 건 거의 없어요. 뉴스레터 쓰는 시간을 제외하면, 그것을 쓰기 위한 재료를 모으는 데 주어진 시간을 전부 보내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건 제가 부양해야 할 사람이 저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콘텐츠를 담아 보낼 땐, 개인의 불안과 조급함을 증폭시키지 않으려고 해요

저와 구독자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를 인식하는 편이에요. 말할 것도 없이 다들 바쁘잖아요. 시간과 돈보다는 관심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지는 관심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기도 하고요. 다채로운 큐레이션, 적절한 호흡의 요약, 시의적인 소재 선정을 가능하게 하는 게 뉴스레터의 강점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런 것들이 구독자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저는 함께 나누고 싶은 콘텐츠를 소개하지만,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콘텐츠’, ‘요즘 난리 났는데 당신만 모르는 콘텐츠’ 같은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개개인의 불안과 조급함을 증폭시키지 않는 게 제가 느끼는 최소한의 책임감인 것 같아요.


부지런한 사람일 수록 남을 덜 다치게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10일 동안 가장 좋았던 것들’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좋아하는 이유는 주관적이에요. ‘이렇게 주관적인데 좋다고 해도 될까?’를 여러 번 자문하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좋아하는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들의 공통점을 떠올려보았는데요. 부지런한 사람일수록 남을 덜 다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사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건 귀찮은 일이지만, 발품을 많이 팔수록 세심한 결과물을 내어놓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한 번 더 생각하고 만들었구나(혹시 저지를지 모를 실수를 더블체크할 수 있는 팀이 만든 것이구나)’가 느껴지는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며 변치 않는 자기소개를 가지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소속이나 하는 일이 자주 바뀌어서 자기소개를 상시로 업데이트해야 했는데요. 이젠 변치 않는 자기소개를 가지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명함이나 메일 서명란에도 ‘뉴스레터 발행인’이 가장 첫 칸에 와 있기도 하고요.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게 기쁘기도 합니다.


스스로 시말서를 쓰고 스스로 반려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1인 발행인의 숙명 같은 것인데, 저로서는 아무리 반복적으로 검토해도 잡아낼 수 없는 실수가 있거든요. 오탈자가 3호 연속 나올 때가 있고, 저만 봐야하는 테스트 메일을 전체 발행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스스로 시말서를 쓰고 스스로 반려하는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실수 외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2021년 여름부터 보내기 시작한 서브 레터 <믹스테이프 픽션>이 있어요. 도서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의 스크립트 일부를 가공해서 격주로 보내고 있는데요. 이전까지도 구어체 중심으로 뉴스레터를 구성했음에도 이건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1시간 분량의 오디오를 듣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맥락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 제가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스크립트를 준비해 오디오로 녹음하는 것도 저고, 그걸 뉴스레터 버전의 텍스트로 가공하는 것도 저인데, 두 가지에는 서로 다른 편집 역량이 필요하더라고요. 물론 메인 레터인<콘텐츠 로그>처럼 서브 레터에서도 제 목표는 같아요. 소개한 책을 읽게 만들고, 음악을 듣게 만드는 거죠.


주어진 플랫폼을 연결하고 확장해 나가는 사람들이 저에겐 좋은 모델이 되어줘요
앞서 팟캐스트 이야기를 했지만,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일의 첫 단계가 ‘팟캐스트 스크립트를 뉴스레터로 발행해보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영국의 팝스타 두아 리파가 올해 초 뉴스레터 <Service 95>를 창간하면서 동명의 팟캐스트를 런칭했는데요. 해외에는 그런 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플랫폼은 뭐든 다 활용하고 연결 지으며 확장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이 제게 좋은 모델이 되어줍니다.

저는 구독자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콘텐츠 로그>를 지인이라 생각하고 1:1로 관계를 쌓거나, 숨어있고 싶은 만큼 숨어서 애정을 키워주셔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마 꾸준히 구독해오신 분들은 잘 아실 거예요!

( 해인님의 추천 뉴스레터 )


뉴스레터는 좀 밀려도 돼요
프리랜서 에디터로서 회신을 빨리하는 게 일에서의 주요한 철칙 중 하나이기 때문에 메일 창은 상시로 열어둬요. 그러다 보니 뉴스레터도 상시적으로 읽게 됩니다. <콘텐츠 로그>는 본문에 연동된 하이퍼링크가 워낙 많은 편이라 구독자가 집에 혼자 있는 가장 편안한 시간대에 봤으면하는 마음으로 오후 10시-11시 사이에 발행하고 있지만, 구독자로서의 제가 받아보고 있는 뉴스레터들은 오전 5시대부터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내내 오는 편인데요. 뉴스레터는 눈높이/구몬 같은 학습지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좀 밀려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뉴스레터가 쌓여 소화불량에 걸릴 것 같다면 단호하게 수신거부 하시기를요!

( 헤이버니로 읽는 해인님의 '콘텐츠 로그' )


헤이버니는 베타버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틈틈이 ‘뉴스레터’를 키워드로 시장을 파악하거나 새로운 뉴스레터를 발견하는데요. 헤이버니도 그런 검색 과정에서 알게 되었어요. 첫인상은 뉴스레터 입문자보다는 헤비리더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라는 것이었어요. 도저히 메일함 관리가 안 된다! 싶은 분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구독중’탭과 ‘구독중지’탭이 존재한다는 게 저한테는 각별하게 느껴져요. 모종의 이유로 수신을 거부했더라도, 궁금해지면 언제든 재구독을 할 수 있도록 구현된 편리한 기능이에요. 구독중지도, 재구독도 그렇게 비장해질 필요는 없으니까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본 헤이버니는,
현재(2022년 4월 기준) <콘텐츠로그> 구독자 풀 중에 헤이버니 계정으로 구독 중이신 분들이 약 4.3% 정도 되는데요. 제가 이 지표를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까요? 이 지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아주 명확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앞서 헤이버니를 뉴스레터 헤비리더를 위한 서비스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수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그것들을 짜임새 있게 소비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수백명에 달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어느 정도 뉴스레터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앞으로 <콘텐츠로그>가 나아갈 방향을 너그럽게 봐주실 분들이요.


즐거움을 오래 유지하려면, 나의 관심 분야에서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봐야 해요
지난 3월, 토스와 함께한 인터뷰 마이 머니 스토리에서 ‘좋아하는 걸 했을 뿐인데 더 재미있는 일들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사실 좋아한다고 믿었던 일도 종종 물리는 순간이 와요. 다만 저는, 관성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줄이고, 새로운 일을 계속 벌이거나 그런 기미가 느껴지는 기회를 살리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어쩌면 이런 방식의 일 하기는 듣기만 해도 무척 번잡하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어요. 요지는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는 순간 반드시 지난하고 반복적인 단계로 전환된다는 거예요. 즐거움을 오래 유지하려면, 나의 관심 분야 내에서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봐야 합니다.


제가더 부지런해져 보겠습니다

<콘텐츠 로그>를 추천하는 타겟이 따로 있지는 않아요. 구독자와 뉴스레터에도 시절 인연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지만,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는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참고삼아, 자신이 하는 일에적용할 필요가 있으신 분들께 구독을 권해봅니다. 덧붙여, 팀에 소속되어서든 개인으로든 창작물을 만드는 분들이라면 제가 너무 늦지 않게 여러분의 작품을 감상하고 <콘텐츠로그>에 소개하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저에게 뉴스레터는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당분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거든요. 영화 <너의이름은>처럼 몹시 낭만적인 이야기지만, 제가 더 부지런해져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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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을 맞이한 헤이버니에게, 해인님의 한마디!

"뉴스레터 발행인과 구독자 사이에 견고한 다리를 놓아주는 서비스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자신의 뉴스레터를 보내기 시작하는 데에 헤이버니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창작자 덕후로 살고 있는 해인님이 전하는 #내옆엔항상뉴스레터가, 어떠셨나요?
크리에이터 인터뷰 외에도 다양한 1주년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으니
여기 에서 마음껏 즐겨주세요!

인터뷰에서 해인님이 추천한 뉴스레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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