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롬 디자이너>를 운영하고 있는 서연주입니다. 매주 해외 인기 아티클 3개를 큐레이션해서 보내주고 있어요. 뉴스레터는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의 일부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프롬디자이너(from.designer)는 ‘함께 성장하는 디자이너 커뮤니티’입니다.
시작은 답답함이었어요
개발자나 마케터 중심의 커뮤니티는 많거든요. 저는 비전공자로서 디자인을 시작했는데, 같은 직군의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디자이너 특성상 작업 과정이나 노하우를 쉽게 공유하지 않는 부분도 있고 아쉬웠죠. 개발자들은 오픈 소스에 자유롭게 공유하며 새로운 걸 만들고 성장하는 것 같은데, 다른 디자이너들은 어디 있을까 많이 답답했거든요.
그래서 직접 시작했습니다. 소규모였지만 뭐가 되었든 ‘공유’가 가장 큰 목표였어요. 포트폴리오도 좋고, 어려움을 극복한 일도 좋고, 다양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죠. 지인 3명을 연사로 섭외하고 그동안 알고 있던 인맥을 총동원해서 모은 게 25명이었는데, 그게 <프롬 디자이너>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보다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아티클 스터디에서 사용한 게 페이스북 그룹이었는데, 하루 두세 개 정도 수집해서 공유하다 보니 거기에 쌓이는 좋아요, 공유 수 자체로도 데이터가 되더라고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기 있는 아티클만 모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노션으로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노션은 직접 찾아 들어와야 하잖아요. 뉴스레터를 활용하면 편하게 받아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여러 뉴스레터가 생기던 시기였고, 그렇게 지금의 뉴스레터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디테일이 만들어 내는 퀄리티가 있다고 생각해요
국내보다 해외 아티클이 잘 나와 있기 때문에 해외를 기준으로 큐레이션하고 있는데,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수집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미디엄’이 가장 좋더라고요.
이렇게 모은 아티클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번역해서 요약하려고 노력합니다. 구글부터 파파고, Chat GPT까지 사이트마다 장점이 있거든요. 구글은 전문 용어를 잘 번역하고 파파고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주죠. 콘텐츠인 만큼 읽는 과정에서 멈칫하는 부분이 있으면 안 되니까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그게 퀄리티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죠
커뮤니티인 데다가 여러 스터디가 돌아가다 보니 많은 사람이 운영하는 모습을 상상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 10-30분 정도 정리 작업을 해주는 스태프분들이 계시긴 하지만, 일정을 세우고 진행하는 전반적인 건 전부 혼자 하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직접 결정하고 실행하는 게 빠르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처음엔 여러 사람이 있으면 좋은 의견이 많이 나올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함께하는 사람이 중간에 생겼다 없어지는 과정에서 제 마음을 얼마큼 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요. 지금은 혼자서 빠르게 실행하고 실패하면서 우리와 어울리는 걸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고 좋아요.
2017년에 시작해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저도, 스터디원도, 커뮤니티 자체도 많이 성장했어요. 매년 스터디에서 가장 좋았던 내용만 모아 ‘프롬콘’이라는 걸 여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퀄리티가 좋아져 이젠 가장 좋았던 걸 콕 집어 고르기 힘들 정도랍니다.
모든 건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다는 걸 매해 체감해요
발표를 한다고 하면 처음엔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1년이 지나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그때 그 사람이 맞나 싶을 때가 많아요. 스터디 효과가 크다는 걸 느끼죠.
생각해 보면 스터디의 시작도 저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함이었거든요. 앞에 나가 발표를 해야 하는데 열심히 준비한 것과 별개로 말로 잘 전달하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이젠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대잖아요. 자기 디자인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비슷한 목표를 가진 다른 직군의 사람과 잘 협업하며 승승장구하는 게 중요해요.
독서모임도 비슷한 결입니다. 다들 영상에만 치우쳐 글을 읽지 못하고 정리하지 못하는데, 저는 바깥이 혼란스러울 수록 내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을 채울 수 없고, 허둥대다 당황하기 쉽죠.
어려워 보이지만 이 모든 건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는 능력이에요. 발표 모임, 독서 모임 같은 자리에서 시도해 보고,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배우면서 말이에요. 그 과정에서 나도 저렇게 발표를 잘하고 싶고, 말을 잘하고 싶단 욕망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전부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요
스터디부터 뉴스레터까지 다 해내는 원동력의 비결을 많이 물어보시는데,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일이기에 지치지 않는 것 같아요. 모든 건 제 마음에서 나오거든요.
물론 체력도 중요하죠.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고, PT는 올해 2월부터 하고 있는데, 체력이 좋아지니까 생각 정리도 빨라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스트레스 받는상황에서 벗어나 운동에만 몰입하다 보면 끝나고 났을 때 무척 개운하답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성장이에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이 길로 가고 있구나, 잘 하고 있구나, 발견하는 거죠. 알고 달릴 때 성장 속도가 훨씬 빨라지거든요. 혼자라면 발견할 수 없기에 성장 메이트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라고 소개하는 <프롬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고요.
제가 경험한 성장을 다른 디자이너도 경험하길 바랍니다
개인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성장을 함께하는 과정이 정말 두근거리는 일이거든요. 서로의 성장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게 좋은 영양분이 되기도 하고요.
하반기엔 리더급의 크루를 섭외해서 멘토링 스터디를 진행하고 싶어요. 디자이너들은 늘 디자인을 잘하고 싶은 열망이 있지만 해소하기 쉽지 않단 말이죠. 스스로 뚫고 나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옆에서 코칭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계획하고 있는 게 인터뷰 콘텐츠인데요, 사실 인터뷰라고 하면 질문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요. 답변하는 사람이 누구고, 그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작년과 올해의 내가 다른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퍼스널 브랜딩을 돕는 커뮤니티로 나아가고 싶어요.
제가 경험한 성장을 다른 사람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요. <프롬 디자이너>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그걸 채워주면 좋겠습니다.